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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 투신자살 상해사망보험금 승소 패소]알코올 의존증후군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주거지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16. 선고 2017나60361 판결 [보험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0.21
첨부파일0
조회수
435
내용

[알콜중독 투신자살 상해사망보험금 승소 패소]알코올 의존증후군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주거지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16. 선고 2017나60361 판결 [보험금]


사 건
2017나60361 보험금 
원고, 피항소인
A (개명 전 이름: J)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슬기 
피고, 항소인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황윤숙, 박지현, 방이엽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황상진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8. 22. 선고 2016가단5251171 판결
변론종결
2020. 6. 18.
판결선고
2020. 7. 16.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과 이에 대하여 2016. 1. 2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모이다.
나. 원고는 2013. 6. 4.경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 망인, 수익자 원고, 담보금액 일반상해사망후유장해 1억 원, 보험기간 2013. 6. 4.부터 2077. 6. 4.까지로 하는 D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 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 한다)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망인은 2015. 12. 6. 12:27경 서울 강서구 E아파트 F호(8층) 자신의 주거지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마. 망인은 거의 매일 소주 약 5병을 마시는 알코올 중독 환자였는데, 2013. 1. 27.부터 2013. 2. 12.까지 G병원에서, 2014. 11. 6.부터 2014. 12. 17.까지 같은 병원에서, 2015. 4. 22.부터 2015. 5. 11.까지 H병원에서 각 입원하여 알코올 의존증후군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의 위와 같은 입원 전력을 고지하지 아니하였다.
바. 망인은 2014. 12. 17. G병원에서 퇴원하고 금주를 시도하였으나 다시 음주하기 시작하였고, 술이 깨는 과정에서 이상증상이 나타나 2015. 4. 22. H병원에 입원하여 금주를 하였음에도 입원일로부터 6일째가 되는 2015. 4. 27.까지 환시 증상이 발생하였고, 혼잣말을 하는 등 이상행동을 하였다.
사. 망인은 2015. 11. 27.경부터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2015. 11. 30.경까지는 하루 약 6병, 2015. 12. 1.경에는 약 2병의 각 소주를 마셨다.
아. 원고는 2016. 1. 18.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자살하였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6, 1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망인이 알코올 의존증후군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면책조항의 예외조항[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보험계약의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제1호증)과 청약서(을 제2호증)상피보험자와 계약자의 자필 서명란을 보면 육안으로 보더라도 동일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망인을 대신하여 작성한 것이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 타인의 서면동의를 받지 않아 상법 제731조에 따라 무효이다.
2) 망인은 2013. 1. 27.부터 2013. 2. 12.까지 알코올 의존증후군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음에도 이를 피고에게 숨긴 채 위와 같은 병명으로 입원한 사실이나 진단받은 사실이 없다는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착오에 빠진 피고가 약 4개월 후인 2013. 6. 4. 원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109조에 따라 2016. 12. 1.자 답변서의 송달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
3) 위와 같은 허위사실 고지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기망에 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110조에 따라 2017. 9. 29.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한다.
4) 나아가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고의에 의한 자살로 사고 당시 망인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험약관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의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피보험자의 서면동의 부존재로 인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인지 여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제1호증)의 보험계약자 성명란과 서명란의 각 필체와 피보험자 성명란과 서명란의 각 필체가 같아 보이기는 하나, 한편으로 그 청약서(을 제2호증)의 보험계약자 성명란과 서명란의 각 필체와 피보험자 성명란과 서명란의 각 필체가 명확히 다른 점에 비추어 보면, 을 제1호증에 관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피보험자인 망인의 서명동의가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이 부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착오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법률행위 중요부분의 착오란 표의자가 그러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 하고 보통 일반인도 표의자의 처지에 있었더라면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8823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수개월 전에 2013. 1. 27.부터 2013. 2. 12.까지 알코올 의존증후군으로 G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의 위와 같은 입원 전력을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사기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보험계약자가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보험계약자에게 미필적으로나마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더 나아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하면서도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또는 보험사고를 임의로 조작하려는 의도를 갖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같이 그 행위가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같은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도691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알코올 의존증후군으로 G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뒤 2013. 2. 12. 퇴원하였고, 그로부터 약 1년 9개월 뒤에 알코올 의존증후군이 재발하여 2014. 11. 6.부터 2014. 12. 17.까지 같은 병원에서 다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의 입원 전력을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인 2013. 6. 4.경 망인에게 향후 알코올 의존증후군이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망인이 그로 인하여 곧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는 등으로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높은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며, 달리 피고의 이 부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사고가 면책조항의 예외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 자살은 사망자가 자기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그것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절단하여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행위를 의미하고,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자살자의 신체적 · 정신적 심리상황, 그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그 진행경과와 정도 및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서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과 자살 무렵의 자살자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다70540(본소), 2005다70557(반소) 판결 등 참조].
또한 보험계약의 보험약관에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하여서는 위 면책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으나[위 대법원 2005다70540(본소), 2005다70557(반소) 판결 등 참조],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보험자의 면책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그 면책 예외사유를 주장하면서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2) 인정사실
 가) 망인이 2013. 1. 27.부터 2013. 2. 12.까지 G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당시 금단 유발성 간질 증상이 나타났고(갑 제10호증 1면), 위 입원 중 시행한 신경검사상 전두엽 항진과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과항진이 관찰되어 다음과 같이 의무기록지에 기록되었다(갑 제10호증 15면). 다만 아래 ①, ③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에게 당시 정신분열증적 정신장애가 있다거나 실인(失認) 증상(인지능력 상실)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① 균형감각 저하(회전성 어지럼증, 현기, 빈혈 증상) 지속 시 정신분열증적인 정신장애, 기억 장애의 주원인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에 대한 각별 주의 요함
② 감각적 판단력 저하(동작이나 행동에 지장) 소견이 관찰되며, 지속 시 지남력(指南力) 저하, 단기 기억저하 증상이 우려되는 바임
③ 시공간에 대한 감각 기능 저하 지속 시 본능적 판단능력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실인(失認) 증상이 우려되는 바임
④ 뇌의 전반적인 안정 및 균형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됨. 불안적 심리상태. 주의 지속 능력 결함 시 알파파 발현이 감소되는 형태가 관찰됨
 나) 망인은 G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매일 음주를 하였고 술에서 깨어나는 과정에서 알코올 진전섬망(震顫譫妄), Black-Out(잠시 의식을 잃음), 인지장애 등의 증상을 겪었고 이에 G병원에 재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는데 입원기간 동안 행동문제를 일으켜 병원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하였다.
다) 그러나 G병원은 망인을 알코올 의존증후군(alcohol dependence)으로 진단하였을 뿐(갑 제10호증 2면), 주요 우울장애, 조증, 조현병 등 알코올 의존증후군과 병발(倂發)한 정신 질환으로 진단하지 아니하였다(갑 제10호증 2, 17면).
라) 망인은 2015. 4. 22.부터 2015. 5. 11.까지 H병원에 입원할 당시 금주를 하였음에도 2015. 4. 26. 환시 증상이 발생하고, 보호실 내에서 누웠다 앉았다 반복하면서 혼잣말을 하며, 자다가 깨어 혼잣말을 하고, 보호실 천장을 보며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벽을 치는 등 입원일로부터 6일째가 되는 2015. 4. 27.까지 이상행동을 하였다.
망인은 같은 날(2015. 4. 26.) 이상한 말도 하였는데, 망인을 간호하던 간호사에게 "간호사님 첨 봐요."라고 말하였고, "동물, 꽃이 잘 지내다 싸우잖아요. 그래서 한소리 하는 거예요. 계속 싸우는데 어떻게 잠을 자요? 벽을 치면 초록색으로 변하니까요."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마) 이에 H병원은 망인에게 알코올 금단증상(이하 '금단증상'이라고만 한다)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신경안정제를 투여하는 한편 망인의 증세가 심하여 2015. 4. 26.5Point 억제대(환자가 금단증상으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치료자의 언어적 지시에 의하여 행동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환자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하여 침대위에 환자를 바른 자세로 눕히고 끈으로 신체를 강박하며 우측 손목, 좌측 손목, 우측 발목, 좌측 발목 및 가슴 등 다섯 곳을 침대에 고정시키는 것) 처치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바) 그러나 H병원도 망인을 알코올 의존증후군으로 진단하였을 뿐(갑 제11호증 8면), 주요 우울장애, 조증, 조현병 등 알코올 의존증후군과 병발(倂發)한 정신 질환을 진단한 자료는 없다.
사) 망인은 H병원 퇴원 후 6개월 정도 금주하였으나 2015. 11. 27.부터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2015. 12. 1.까지 하루 약 2~6병의 소주를 마셨고(2015. 12. 1.경에는 약 2병의 소주를 마셨다), 2015. 12. 6.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아) 마지막 입원치료가 끝난 2015. 5. 11.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5. 12. 6.까지 약 7개월간 망인이 알코올 의존증후군(금단증상 포함)으로 치료를 받은 적은 없고, 그 밖의 정신질환에 대하여 치료를 받은 사실도 없다.
자) 망인은 드론을 이용한 영상 촬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그에 관한 이수과목이 있는 재단법인 I에 드론 전공으로 2016학년도 1학기 등록을 하고, 2015. 6. 4. 100만 원, 2015. 11. 26. 330만 원 합계 430만 원을 등록금으로 납부하였다.
차)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15. 12. 6. 16:02 경찰에 출석하여 진술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원고는 사고 당일 아침에 망인과 공원에 산책을 하였다. 산책 후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망인이 갑자기 베란다 방충망을 열고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하였다. 원고가 망인을 붙잡았음에도 망인은 원고를 뿌리치고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하였다.
 (2) "변사자와 오전 시간에 공원으로 산책을 다녀왔다고 하였는데,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거나 이상한 말을 한 것이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최근 들어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드론 영상 촬영에 관련된 학과를 동록해서 등록금까지 납부를 한 상태였고, 오늘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생겼으니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산책을 다녀오고 나서는 소파에 잠시 앉아서 멍하게 있는 정도였습니다."라고 답하였다.
 (3) '친구 결혼식 다녀올 때마다 자기보다 못났었는데... 하면서 우울해 하고는 하였다. 최근에 친한 친구가 결혼하였는데 다녀와서는 아직까지 결혼 못한 자신을 조금 비관하는 것 같았다. 친구를 만나고 오거나 하면 자기 자신을 비관하는 듯한 말을 한 사실은 있으나 직접적으로 죽겠다고 말을 한 적은 없다. 자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고 자살을 한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서울강서경찰서가 2016. 2. 2. 작성한 내사결과보고의 '유족 진술(모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 최근, 나이가 40세가 다 되어 가는데 결혼도 못하고, 직장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자신의 현 상태를 비관하는 말을 자주 하였다고 한다.
 (2) 변사자와 주거지 근처 중앙공원에 산책을 하고 들어왔고,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로 가서 빨래를 돌리려 하는데, 횡설수설 하더니 갑자기 베란다 방충망을 열고 뛰어내리려 하였고, 급히 달려가 아들을 뛰어 내리지 못하게 붙잡았으나 다시 모친을 뿌리치고 뛰어내렸다고 한다.
타) H병원장은 '알코올 의존증후군 환자인 망인의 입원 기록을 토대로, 이 사건 사고(혼잣말을 하다가 급작스럽게 추락) 당시 망인이 술에서 깨는 과정에서 정신병적인 증상의 발현으로 비의도적으로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는지요.'라는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의도적 뛰어내림이라기보다는 금단증상의 하나인 정신병적인 증상의 발현으로 발생한 비의도적 사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회신하였다.
파) 알코올 의존증후군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알코올과 관련한 정신질환은 알코올 사용장애(alcohol use disorder)와 알코올 유발 장애(alcohol-induced disorder)로 나뉘고, 알코올 사용장애는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증후군으로 나뉜다. 알코올 의존증후군은 알코올의 장기적인 약리적인 효과로 인한 개인 기능의 생리적인 변화와 기능 장애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알코올 중독으로 알려져 있다.
 (2) 치료를 시도했던 알코올 의존증후군 환자의 자살시도율은 약 40%로 매우 높다는 국외 연구가 있고,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의 자살에 대한 생각의 위험도는 1.8배, 자살 시도는 3.13배, 실제 자살을 한 경우는 2.59배라는 국외 연구가 있다. 알코올 의존증후군 환자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주요 우울장애'와 '양극성 장애'(양극성 정동장애, 일반적으로 '조울증'으로 알려져 있음) 등의 병발(倂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지속적으로 사용하던 알코올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사용량을 줄일 경우 나타나는 물질 특이적인 정신 및 신체 증상인 금단증상으로는 손 떨림, 땀, 맥박 수 증가, 구역질, 구토, 안절부절, 불안, 발작이 있다. 발작이 가장 심한 금단증상이다.
 (4) 금단증상은 마지막 음주 후 보통 1~3일에 일어난다. 경도의 금단 증상의 경우 지남력과 의식은 온전하게 유지된다. 중등도의 금단증상의 경우 의식이 유지되면서 시각, 촉각, 청각의 특성을 가진 환각이 일어난다. 발작은 금주 후 6~48시간 사이에 일어난다. 금주 후 48~72시간 사이에 일어나는 진전섬망(震顫譫妄)(delirium tremens, 갑자기 혼란스러운 느낌을 받으며 떨림을 느끼거나 주변 상황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과 같은 증상)은 심한 금단증상인데, 지남력 장애, 착각 및 환각의 지각 이상, 혼동되거나 무질서한 사고, 정신운동초조 혹은 드물게 정신운동지연, 수면 · 각성주기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진전섬망의 경우 정상적이 판단력이 없을 수 있다.
[인정 근거] 갑 제7, 10, 11, 12, 14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K단체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자살에 의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는 이 사건 약관상 피고의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나아가 이 사건 사고가 면책조항의 예외조항, 즉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알코올 의존증후군과 그로 인한 금단증상 등이 심해져서 판단 능력이 극히 저하된 나머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가 면책조항의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외래의 요인이 사망의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원인에 불과하였다면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망인에게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증후군 등의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신질환이 망인의 사고 당시의 행위를 전반적으로 지배할 정도에 이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점은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② 망인이 술에서 깨는 과정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 2015. 4. 22. H병원에 입원한 뒤 금주 6일째가 되는 2015. 4. 27.까지 금단증상을 보였고, 망인이 2015. 12. 1.경 소주 약 2병 정도를 마신 뒤 5일이 경과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사고 당일에도 망인이 원고 주장과 같은 금단증상을 겪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③ 그러나 망인이 H병원 입원 직전까지는 매일 소주 약 4~5병 정도를 마셨으나(갑 제11호증 10면 참조) 이 사건 사고 전 마지막 음주일인 2015. 12. 1.경에는 소주약 2병 정도만을 마셨다. 금단증상은 마지막 음주 후 보통 1~3일에(심한 금단증상인발작은 6~48시간 사이에, 심한 금단증상으로서 정상적인 판단력에 지장을 주는 진전섬망은 48~72시간 사이에) 일어나며 경도의 금단증상의 경우에는 의식이 온전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설령 망인이 마지막 음주일(2015. 12. 1.)로부터 5일 정도 지난 이 사건 사고 당일(2015. 12. 6.)에 금단증상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H병원 입원 당시와 같이 심각하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④ 알코올 의존증후군 환자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주요 우울장애와 양극성 장애가 병발(倂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인이 알코올 의존증후군 외에 주요 우울장애나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적은 없다.
⑤ 망인이 H병원에 입원할 당시 환시 증상이 발생하고, 보호실 천장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주먹으로 벽을 치고, 매우 이상한 말을 하는 등의 증세를 보였고, 이는 심한 금단증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망인이 마지막 입원치료가 끝난 다음날인 2015. 5. 12.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5. 12. 6.까지 약 7개월간 알코올 의존증후군(금단 증상 포함)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래 ⑥, ⑦항에서 보듯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심한 금단증상을 보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⑥ 수차례에 걸친 망인의 알코올증후군 입원 치료를 겪었던 원고는 사고 당일 경찰에서 '망인이 자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고 자살을 한 것 같다.'라고 말하였고, '평소와 다른 행동이나 이상한 말을 하였느냐.'는 질문에 '산책 후 소파에 잠시 앉아서 멍하게 있는 정도 외에는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답하였을 뿐 손 떨림이 있었다든지, 안절부절 못하였다든지, 환각 증세를 보인 것 같다는 등 금단증상을 추단할 만한 내용을 진술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작성된 경찰 내사결과보고에서도 망인이 '최근, 나이가 40세가 다 되어 가는데 결혼도 못하고, 직장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자신의 현 상태를 비관하는 말을 자주 하였다고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망인의 비관자살을 추단할 만한 정황이 있다. 다만 망인이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횡설수설한 것으로 보이지만(갑 제12호증 11면), 이러한 점만으로 망인에게 이 사건 사고 당시 심한 금단증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⑦ 또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망인과 산책하는 도중에 직업전문학교에 드론 전공으로 등록한 이야기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일 산책 당시 망인이 진전섬망에 따른 환각이나 실인(失認) 증상(인지능력상실) 등 심한 금단증상을 보였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망인이 산책을 마친 후 이 사건 사고 발생 전까지의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심한 금단증상을 보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⑧ 결국 망인의 금단증상은 사망에 이르는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한 원인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을 뿐, 망인으로 하여금 자살이라는 자신의 행위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심신상실 상태를 초래하는 등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⑨ 자살충동을 정신병리에 의해 피동적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보아 모든 자살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면, 자살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면책사유로 규정할 아무런 실익이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당우증 
 
판사 
최정인 
 
판사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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